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끌어안기...英·美 전기차 조절론에 국산차 업계 불똥(?)

임상현 기자 2023-09-25 10:33:29

전기차 확대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영국과 미국이 전기차 전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탄소중립이라는 공동된 목표 아래 적극적인 내연기관 퇴출을 외치던 선진국들의 잇따른 발표에 국내 자동차 업계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휘발유와 경유차 등 기존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5년 늦춘 2035년으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2035년 이후에도 중고차의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비용과 대가가 영국 가계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전임 총리 시절이던 2020년 당시 보리슨 전 총리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을 퇴출 시기로 못 박으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비춰왔다. 

그러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는 전기차 교체 등에 따른 기후변화 비용에 대한 질문에 약 30%의 국민들만 긍정적인 답변을 하는 등 다수의 국민들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기존 정책을 수정하는 조정방안을 발표했다는 것이 외신 등의 평가다. 

기존 정책에 맞춰 전기차 생산 관련 투자시설을 늘려왔던 자동차 업계는 이번 발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기아는 “이번 조치는 제품 계획과 공급망 협상 등에 변화를 가져오고 소비자와 업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포드 또한 “우리는 영국정부로부터 야망, 약속, 지속성 등 세 가지를 원하는데 이번 조치로 모두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영국과 함께 전기차 시장 확대에 앞장섰던 미국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비판하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는 중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자동차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게 될 것이다”며 블루칼라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선진국들의 전기차 속도론에 국내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현대차그룹과 함께 조지아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미국 내 전동화 생산 시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임상현 press@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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