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 인증 받은 카시트 직구 금지는 이해 못해" 정부 직구 제한에 엄빠 부들부들

정부, 6월부터 어린이 용품 해외 직구 원천 차단..KC인증 받아야
유럽, 미국 등 보편적 안전기준 적합한 제품 제한은 부당
이다일 기자 2024-05-17 11:48:07
앞으로 자동차에 사용하는 어린이용 카시트의 해외 직구가 원천 차단된다. 정부는 16일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해외 직구를 통해 들여오는 물건 가운데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모두 국가인증 통합마크(KC) 인증을 거쳐야 하도록 규정이 바뀐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이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 유명 카시트를 직구해 사용하는 방법이 차단된다.

정부는 13살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유모차, 장난감 등 34개 품목을 KC 인증이 없는 경우 직구를 금지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어린이용 장난감 외에도 자동차용 어린이 보호장치 등이 포함되며 마지막 단서로는 ‘모든 어린이제품)이란 조항까지 붙여 직구 차단의 한도를 무한으로 설정했다. 이외에도 전기 생활용품 34개와 생활 화학제품 12개가 직구 금지 품목에 포함됐다.

하지만 해외에서 카시트를 직구하려던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품질 인증을 받은 제품까지 무분별하게 수입 금지를 적용한다는 것. 어린이용 카시트에는 유럽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통용하는 글로벌 안전 인증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ECE R44.04’ 혹은 ‘ECE R129’ 같은 규정으로 적정한 품질의 제품에만 인증을 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을 인증하고 판매하는 제품까지 우리나라가 직구 금지 품목으로 설정하는 것은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16일 정부가 발표한 해외 직구 금지 품목

국내 어린이 카시트 시장은 약 600억~700억원 규모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이치와 순성 등 국내 브랜드를 제외하고 상당수는 유럽을 포함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카시트의 국내 수입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에서 구매하는 직구가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해외에 카시트를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린다는 한 소비자는 “정부가 조악한 품질의 제품을 가려내기 위해 인증을 도입한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보다 오랜 시간 어린이 카시트를 연구, 제작한 유럽 등에서 표준을 책정했고 해당 표준에 맞는 제품을 직구하는 것도 제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다일 기자 auto@autocast.kr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여행, 자동차, 문화를 취재했다. 한민족의 뿌리를 찾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한국'(경향신문+네이버) 등을 연재했고 수입차 업계의 명암을 밝힌 기사로 세계일보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캐스트를 창간하고 영상을 위주로 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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