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차관리#01] 엔진세정제 진짜 효과 있을까? 실험해보니

이다일 기자 2019-01-10 11:10:12
편집자주: 오토캐스트는 자동차에 대한 구입, 운행, 수리 등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대해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차의 소개 등에 많은 이야기가 집중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 우리가 운행하는 자동차는 한 번 구입하면 짧게는 1~3년, 길게는 7~10년 이상 함께하게 됩니다. 2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복잡한 기계인 만큼 이 기간 동안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자동차를 보유하고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순서대로 다뤄볼 예정입니다. <내 차 관리하기>를 통해 아주 간단한 소모품 교체부터 셀프주유, 세차를 포함한 다양한 일들을 기사와 영상으로 정리하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과제는 엔진세정제다. 국내 시장에서는 불스원, 현대정유, 3M, 쉐브론 등 다양한 회사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연료와 함께 주입하고 , 연료 연소 과정에서 카본 찌꺼기를 분해하여 엔진 실린더, 피스톤, 인젝터 등을 세정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엔진 속 청소는 물론 연비까지 좋아진다고 해당 업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엔진 세정제 회사 불스원은 자사의 불스원샷 제품이 엔진 세정을 통해 엔진 때를 제거하고, 부가적으로 연료분사가 원활해지면서 연비 및 출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오토캐스트는 이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하기로 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학산모터스의 도움을 받아 GDI 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로 약 1달 간의 시험기간을 설정하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실험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GDI 모델을 첫 대상으로 했다. 연비나 출력은 정확한 측정이 어렵지만 엔진 실린더 내부의 상태를 내시경 카메라로 촬영하면 눈에 보이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직접 테스트를 하기로 했다. 엔진세정제는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불스원샷 제품을 사용했다. 주유 후 1병을 투입했고 약 2회 정도 연료통을 가득 채울 정도의 주행을 마친 뒤 다시 엔진 실린더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확인했다.
세정제를 사용하기 전 주행거리는 15만1363km다. 엔진 실린더를 열어 내시경 카메라로 확인하니 은색의 피스톤 상부는 검은 때로 덮여있다. 애초의 피스톤 부품의 색상은 확인할 수 없는 정도다. 실험을 함께 진행한 학산모터스의 윤노영 실장은 “대부분의 자동차가 엔진 실린더를 열어 보면 검은 때가 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GDI 엔진의 경우 때가 더욱 쉽게 확인되며 주행거리 1만km 미만의 비교적 신차도 때가 끼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험실의 데이터를 활용한 비교는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육안으로라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계속했다. 엔진 세정제를 투입했고 연료통을 두 번 정도 비울 동안 주행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약 2주 뒤 주행거리를 채울 수 있었고 다시 엔진 실린더를 확인하기 위해 만났다.
누적 주행거리는 15만2590km. 약 1227km를 주행했다. 처음에 있던 연료를 1/3 정도 사용했을 때 다시 가득 주유했다. 연료 세정제 제조사는 통상 3000km 정도 주행 까지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한다. 이후에는 세정제가 연료에 희석되어 사라지므로 효과 역시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다시 GDI 엔진의 실린더를 열고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했다. 같은 실린더에 투입했는데 화면에 보이는 모양이 다르다. 일부 은색의 피스톤 모양이 보이기 시작한다. 쌓여있던 카본 때가 배출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세정제 투입 전과 후를 사진으로 비교하니 확실한 차이가 보인다. GDI 엔진의 경우 쉽게 때가 쌓이며 그만큼 효과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고 학산모터스 윤 실장은 설명했다.
연료 세정제는 온라인에서 항상 뜨거운 감자다. 세정제를 구입하는 돈으로 차라리 연료를 더 넣겠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연비 2~3%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니 마치 어딘가 평생 씻지 않고 살았던 감춰진 속살이 드러난 느낌이다. 때를 씻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엔진 보호, 세정, 연비 향상,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줄인다고 생각하면 의미를 찾을 수 도 있다. 
 
오토캐스트 = 이다일, 이다정 기자 auto@autocast.co.kr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여행, 자동차, 문화를 취재했다. 한민족의 뿌리를 찾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한국'(경향신문+네이버) 등을 연재했고 수입차 업계의 명암을 밝힌 기사로 세계일보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캐스트를 창간하고 영상을 위주로 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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