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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대차의 개인용 비행체, 언제•어떻게 실현될까


UAM-비행체 실제 운항거리와 개발 콘셉트 확인해보니
국내 여건상 실험 기체 운용 불가능...해외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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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이다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에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자동차와 환승거점과 비행체까지 이어진 청사진에서 백미는 하늘을 날아 가까운 거리를 연결하는 비행체였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2028년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도 2029년이면 상용화가 시작되고 2025년쯤에는 누구나 부담 없이 타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국토부 관계자가 말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UAM 비행체와 복합거점


# 현재는 콘셉트 발표, 조직 구성 후 불과 1년 6개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CES라는 화려한 무대에서 데뷔했지만 현대자동차의 UAM-비행체 (Urban Air Mobility-비행체) 개발은 불과 1년 반 전에 시작됐다.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의왕의 연구소에 인력을 모으고 UAM을 팀 형태로 연구에 돌입했다. 사업부서로 격상되며 본격화된 것은 2019년 9월. NASA에 근무하던 신재원 박사를 영입하면서부터다.

현대자동차 지영조 사장이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부서의 명칭은 ‘미래모빌리티시스템연구팀’. 의외로 자동차를 연구하다 부서를 옮긴 경우는 드물고 각 분야의 신입 혹은 경력직 석박사를 주로 채용해 구성했다. CES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지금의 UAM 형태는 양산형 디자인은 아니고 자동차로 말하면 콘셉트와 같은 모델”이라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자동차의 UAM 개발은 매우 진취적인 스케줄로 진행되는 것은 확실하다. 현재 적용 가능한 부분을 모아서 이번 CES에 전시한 콘셉트를 만들었고 계속해서 양산에 가까운 모습으로 다듬을 전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체는 자동차와 달리 디자이너의 입김이 작용하는 곳이 매우 제한적이다.”라며 “공기역학을 고려한 모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의 UAM과 같은) 틸트 로터를 가진 비행체에 대한 연구는 이미 오랫동안 계속됐다”며 “이 분야에서는 표준과 같은 양식이 있어서 이것을 대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른 시간에 콘셉트 모델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CES 현대자동차 부스에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현대자동차 신재원 UAM 사업부 부사장.


실제로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신재원 박사가 근무했던 NASA의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틸트로터 비행체가 다수 발견된다.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갖췄고 현대차의 UAM-비행체 S-A1과 비교하면 틸트로터의 적용 형태, 동체의 모양 등에서 유사한 것이 보인다.

NASA에서 개발한 틸트 로터 방식의 비행기 XV-15 (1980년)


# 기존 비행체와 무엇이 다른가

현대자동차의 올 CES 이야기는 UAM-비행체에 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장 한가운데 비행체를 올렸고 주변에는 자율주행차와 비행체가 만나는 ‘허브(HUB)’를 전시했다. 미래 도시에서 운송 수단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현대자동차가 이 같은 콘셉트를 만든 것은 의외의 상황은 아니다. 이미 우버는 2023년 ‘우버 에어’ 서비스를 통해 비행체의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고 BELL과 같은 항공사 역시 비행체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CES에서도 현대차 인근에 부스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UAM-비행체 S-A1


다만, 현대자동차는 출발을 자동차에서 시작해 사람을 운반하는 모든 것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한 데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BELL의 전시는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비행체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전부다. 여기에 앱을 이용해 예약하고 탑승하는 과정을 소형 드론을 이용해 보여준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허브를 통해 비행체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우버와 협업을 발표했고 이들의 운영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CES BELL의 부스


이미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우버와의 협업으로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는 것에 이어 현대자동차는 비행체까지 결합한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비행체 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다. 우리나라에서는 명확한 명칭의 정의도 되어있지 않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S-A1은 주로 고도 300~500m 상공을 활용해 이동한다. 헬리콥터가 주로 500m대를 이용하고 항공기는 이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고도를 사용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 부스 앞에 몰린 사람들


특히, 현대자동차의 S-A1은 8개의 프로펠러를 갖고 긴 날개까지 붙여서 비행기와 헬리콥터 두 가지 모두와 닮았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명확한 구분을 위한 국문 명칭이 없는 상태다. 현대자동차의 신재원  박사는 “지금은 UAM-비행체라고 부르고 있다”며 “아직 한국말로 정확한 명칭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2029년 우리나라에서도 비행체가 필요할까?

현대자동차가 CES 프레스컨퍼런스를 통해 비행체를 발표한 날. 국토교통부의 관계자도 현장에 참석했다.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에서도 2029년이면 비행체의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고 2025년에는 누구나 부담 없이 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


또, “전 세계에서 많은 업체가 비행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늦은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도 관계 법령이나 규정을 보완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 관계자가 현대자동차의 비행체 발표에 참여해서 향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셈이다.

현장에서 UAM 발표를 챙긴 정의선 수석 부회장 역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정 부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토부와 많이 이야기하며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주력 사업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 부회장


현재 전 세계 UAM 시장은 약 200여 개 회사가 진출했다. 모건 스탠리는 20년 뒤인 2040년에 1조5000억 달러(약 1754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까지가 UAM에 대한 사업 전망이라면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공유의 개념까지 함께 넣었다. 삼정 KPMG의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공유사업이 2040년 3조3000억 달러(약 4000조 원)에 이르며 자동차의 가장 큰 소비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미래 운송 수단 콘셉트는 공유, 자율주행, 비행체까지 3박자를 아우르고 있다. 이번 발표는 미래 운송 수단 사업의 패러다임을 선점할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비행체를 실제로 탈 수 있을까. 과연 우리나라에서 비행체가 운행될까. 좁은 땅에서 비행체는 사업적 가치가 있을까. 의문은 끝나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서 비행체 사업은 미국의 캘리포니아나 호주의 대도시와 같은 곳에서 전망이 밝다. 현대자동차의 UAM은 전기 모터로 구동하고 헬리콥터 대비 작은 프로펠러 여러 개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발표에 따르면 조용한 승용차 수준이다. 따라서 도심의 강변이나 건물에 착륙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모델로 UAM 사업을 상상한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BELL의 도심형 비행체 시연 부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400만 명이 거주한다. 주변 도시까지 합하면 1290만 명으로 세계 8위권의 대도시다. 또,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과 기업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 있으며 거주지에서 도심지로 출근하거나 인근 지역까지 경비행기, 헬리콥터로 이동하는 사례가 빈번한 곳이다. 호주 역시 도시에서 인근 지역까지 이동하는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대도시로 출퇴근하는데 평균 21분을 사용할 정도로 혼잡하다. 그래서 UAM 사업의 시작 지점으로 미국과 호주가 꼽히고 있다.

현대자동차 CES 부스의 외부, 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격을 보여주며 도심으로의 비행체 출퇴근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필요성으로 따지자면 UAM 비행체 도입이 절실하다. 대도시 출퇴근에 우리나라는 무려 평균 40분을 소모하고 있으며 서울의 인구만 2017년 기준 977만 명. 수도권 인구는 25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UAM S-A1 실제 기술적 목표는 어느 정도?

현대자동차가 4일 CES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UAM을 발표하며 내놓은 기술적 사양은 이렇다. 1회 충전으로 100km를 비행할 수 있으며 소음은 55dBA 이하다. 일반 비행속도는 240km/h, 최고 속도는 290km/h다. 승객과 화물을 모두 실었을 때의 총중량은 3125kg다.

현대자동차 UAM-비행체 S-A1의 제원


그러나 이는 기술적인 최대치를 밝힌 사양이고 현실적으로 기대하는 사양은 조금 다르다. 프레스컨퍼런스나 다른 현장에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인 목표 사양은 이보다 조금 낮다. 현장에서 만난 연구원에게 문의한 결과 실제 비행 거리는 1회 충전으로 32~40km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는 여의도에서 인천공항 정도의 직선거리다.

일각에서는 UAM과 같은 콘셉트를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Unmanned Aricraft Vehicle’로 해석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역시 자율주행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 연구원은 “현재는 1명의 파일럿이 탑승해서 운행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개발하고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BELL을 포함한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UAM과 달리 긴 날개를 가진 이유에 대해서는 “비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방향이 바뀌는 프로펠러 (틸트로터)를 적용했다”며 “가장 큰 힘이 필요한 이륙과 착륙에서는 8개의 프로펠러를 모두 사용하지만 하늘로 올라가 비행을 시작하면 4개의 틸트로터가 전방을 향하고 나머지는 11자 형태로 정지해 비행기와 같은 형태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수소경제에 UAM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UAM을 설계하고 있고 수소를 사용하는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개인용 비행체는 당분간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렵다. 개발 과정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실제 크기의 비행체를 운행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연구원은 “현재는 드론 형태의 소형 모델을 제작해 연구하는 과정”이라며 “실제 크기의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흥이나 일부 지역에서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테스트 비행을 포함한 개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auto@autoca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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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일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여행, 자동차, 문화를 취재했다. 한민족의 뿌리를 찾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한국'(경향신문+네이버) 등을 연재했고 수입차 업계의 명암을 밝힌 기사로 세계일보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캐스트를 창간하고 영상을 위주로 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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