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는 20.8km/L, 공간은 스포티지급? 기아 신형 니로 시승기

기자 2022-01-30 09:00:02
[오토캐스트=김선관 기자] 처음 2세대 니로를 접한 건 니로 디자인의 기반이 되는 하바니로 콘셉트였다. 미래지향적인 모습과 도어와 펜더, 테일게이트의 볼륨감이 어우러져 상당한 기대감을 주었다. 사실 1세대 니로는 생김새가 조금 밋밋했다. 게다가 니로 디자이너들은 도어도 일반적인 형식이 아닌 버터플라이 도어를 선택했다. 물론 이렇게 출시되진 않겠지만 디자이너들이 니로 디자인을 가지고 다양한 상상들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형 니로는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는 이전보다 살짝 커졌다. 길이 65mm, 너비 20mm. 휠베이스 20mm가 길어졌고 높이는 그대로다. 3세대 플랫폼은 2세대 플랫폼 대비 강도가 10% 더 높고 무게도 55kg 더 가볍다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엔진이 최고 성능을 내도록 공기 흐름 조절로 엔진룸 냉각 성능을 개선하고 공기 저항이 큰 폭으로 줄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덕분에 크기가 커졌는데도 공기저항계수는 이전과 같은 0.29Cd다.

앞모습에서 볼 수 있는 건 기아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타이거 페이스와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주간 주행등이다. 배치나 구성, 짜임새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뒷모습도 색다르다. 신형 카니발처럼 방향지시등이 범퍼 아래로 달았는데 대신 뒤 번호판은 범퍼에서 테일게이트로 올렸다. 전보다 뒤를 보는 재미가 배가된 것 같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바로 리어 램프로 통합된 C 필러다. 단순히 C 필러의 색깔만 달리한 것이 아니라 에어로다이내믹의 요소로 활용한다. 자세히 보면 C 필러와 차체 사이에 공기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처음 니로가 공개됐을 때 C 필러의 색이 차체와 달라 호불호가 굉장히 강했는데, 이를 예상이라도 한 것인지 차체와 같은 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친환경차답게 흥미로운 기능이 들어간다.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 2세대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그린존 내부 도로에 진입했을 때 EV 모드 주행을 확대해 대기환경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1세대는 밀집 주거지역, 학교, 대형 병원이 그린존에 해당됐는데 2세대를 맞이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과 우리집이나 사무실과 같은 등록된 즐겨찾기 지점도 등록할 수 있다. 우리의 이웃과 지구를 위해서도 굉장히 좋을 거 같다.

실내는 아주 친숙하다. 스포티지에 들어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어가 들어가고 EV6와 동일한 디자인의 운전대가 적용된다. 옵션으로 스포티지나 투싼에서 선택할 수 없던 HUD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형보다 급이 높은 아우 이야기는 1세대 때도 있었다. 이전 세대 니로는 이전 스포티지와 투싼보다 휠베이스가 길었던 것. 이를 두고 형보다 나은 동생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계속 된다.

SUV라고는 하지만 차체가 낮기 때문에 SUV처럼 보이지 않는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기 저항을 낮추려다 보니 지면에서 차바닥까지의 높이가 낮아졌고 전체 높이도 낮게 디자인됐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를 타는 것 같다. 이러다 보니 시트포지션도 낮다. SUV 특유의 시원한 시야는 누리기 어렵다. 하지만 내부 공간은 정말 훌륭하다. 차급에 비해 무릎공간, 머리공간, 모든 게 여유롭다.

니로의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1.6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34kW 전기모터가 시스템 합산 141마력을 발휘하고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이전 세대와 제원은 거의 같지만 연비는 꽤나 차이가 있다. 이전 세대는 17.1~19.5km/L를 기록했는데 신형은 19.1~20.8km/L을 기록한다. 1~2km/L이나 높아진 수치다. 아마 이 수치는 SUV의 연비 중에서도 제일 좋은 기록이 아닐까 싶다.

주행 감각은 부드럽다. 서스펜션이나 변속기, 가속반응 모두 부드럽고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과 모터가 모두 기세를 높이지만 맹렬하진 않다. 인상적인 건 전기모터와 엔진의 개입하는 순간인데 이질적이지 않고 굉장히 매끄럽다. 참고로 옆에 탄 이다정 기자는 엔진이 개입하는 걸 거의 느끼지 못했다. 서스펜션은 저속에선 약간 단단하고 고속에선 오히려 말캉하다.

다만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나 진동의 꽤 발생하는 편이다. 요철 구간이나 이음새를 달릴 때 충격과 소음이 고스란히 실내로 들이 친다. 차체 크기도 크지가 않아 한 번 충격이 발생하면 그 섀시에 전달된다. 물론 섀시가 견고에 많이 상쇄되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건 아니다. 타이어 편평비를 더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가장 기본 모델인 트렌디는 2660만 원, 프레스티지 2895만 원, 시그니처 3306만 원입니다. 이전 세대보다 200만~300만 원이 인상됐다. 시승차는 시그니처 모델에 스마트 커넥트(90만 원), 하만카돈 사운드(60만 원), 하이테크(80만 원), HUD 팩(65만 원), 컴포트(70만 원), 썬루프(45만 원)을 추가해 총 가격은 약 3708만 원으로 개소세 3.5%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포함된 가격이다.

니로가 3700만 원이 넘는다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가격이다. 스포티지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큰폭으로 인상됐다. 아마도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전보다 오른 가격과 옵션 구성으로 인한 사람들의 불평불만에도 사전계약 첫날 1만6300대가 계약됐다. 특히 사전계약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이 46%나 되며 이전 니로 대비 16%가 증가했다고 한다. 확실히 바뀐 디자인과 더 높아진 연비 등이 젊은 층을 끌어당기는 매력 포인트가 됐을 거다.

sk.kim@autocast.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