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기 렌터카,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찾았다

제주도 여행 시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교통수단은 렌터카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렌터카는 약 2만 9000여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최근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제주도 내 렌터카 사업에도 전기차 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 운행 중인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7.3%에 달한다. 전국에서 운행 중인 전기차 중 8.5%가 제주에서 운행 중인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2015년 제주도가 공개한 ‘탄소 없는 섬 제주’ 중장기 로드맵이 뒷받침됐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계획에는 렌터카도 포함된다. 

이에 도내에서 가장 많은 렌터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SK렌터카는 2025년까지 제주도 내에서 운영 중인 차량 3000여대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1000여대는 이미 전기차로 운행 중이다. 현재는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 전기차 충전 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렌탈 역시 2030년까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여행객들의 전기차 선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카모아가 공개한 ‘전기차 렌트 트렌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기차 렌트 수는 연 평균 399% 증가했으며, 가장 많이 대여한 곳은 제주도로 나타났다. 

당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전기 렌터카 대여가 늘어났다면, 최근에는 3040세대로 이어지는 추세다. 레드캡투어가 2023년 1분기 자사 제주센터의 전기차 이용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표한 ‘제주 전기차 이용 트렌드’에 따르면 주 고객 층은 30~40대 남성으로 이뤄졌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31.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 31.3%, 20대 13.8%, 60대 2.8%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고객이 여성 고객보다 더 많이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레드캡투어는 “전기차의 경우 연료비가 저렴하지만 대부분 새 차가 제공되고 있어 기본적인 차량 렌트비가 일반 내연기관보다 다소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이에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40대 고객이 다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레드캡투어의 분석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여행 기간 중 평균 2회 정도 차량을 충전한다. 평균 주행거리는 278km였다. 

1회당 충전에 소요된 시간은 평균 22분으로, 회당 충전 비용은 7695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낮에는 관광지에서 급속 충전기를 주로 사용하며, 밤에는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이들은 내연기관 대비 평균 연료는 57%를, 탄소 배출량은 31%를 저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1년간 운행 할 경우 내연기관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2.5톤 줄일 수 있다. 이는 소나무 17.4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한편, 제주시는 지금도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먼저, 2일부터 5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초 순수 전기차 박람회인 제 10회 국제전기차엑스포를 진행한다. 

또한 충전 편의성을 위해 오는 7월부터 전기차 충전 구역에서 충전을 방해하는 경우 경고 없이 즉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활용하며, 전기차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V2G 연구를 지속하고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장치, 충전기가 융·복합된 충전스테이션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명길 valeriak97@autoca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