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정부 규제에도 여전한 러시아 중고차 우회수출, 이제는 탈세 의혹까지 - 3편

신승영 기자 2023-12-07 15:50:59

안녕하세요. 오토캐스트 신승영 입니다.

지난 4월, 수입차 중 일부가 판매된 지 한두달 만에 중고차 형식으로 러시아에 수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한겨레와 공동 취재했던 당시 보도를 요약하면, 우-러 전쟁 이후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본격화됐고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현지 철수 및 수출 중단을 결정합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 신차 공급 및 판매가 급감했고, 중고차 가격 및 수입량은 급등하는데요. 러시아의 주요 중고차 수출 국가로 한국과 일본 등이 꼽혔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좌핸들 차량에, 당시 중고차 수출에 대한 금액 제한도 없어 메르세데스-벤츠, BMW, 랜드로버 등 고급 수입차를 중심으로 러시아행이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 판매된 수입차 중 신차 등록 후 불과 1~2개월 내 수출 목적으로 등록 말소된 차량이 1년 사이 10배 가량 폭증했다고 전했는데요.

이후 달라진 것을 짚어보면, 정부가 러시아 및 벨라루스 등을 대상으로 5만 달러, 6500만원을 초과한 완성차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습니다. 당연히 러시아로 직접 수출되는 중고차 물량은 급격히 줄었는데요. 정부 규제 전인 3월 한 달간 러시아로 간 중고차는 3600대에 달했지만, 규제 후 8~9월은 월 1000대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카자흐스탄과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으로 우회 수출은 더 늘어났는데요. 특히, 키르키즈스탄는 올 상반기 대비 하반기 1.5배 이상 중고차 수출 물량이 급증했습니다.

정부뿐 아니라 각 수입사와 딜러사에서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차급 차량의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습니다.

BMW는 딜러사에서 신차 판매 후 6개월 이내 수출 거래가 확인될 경우 해당 차량을 판매한 영업사원과 팀에게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딜러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두 대 이상 적발 시 개인 인센티브 삭감과 소속 팀 실적 삭제 등이 적용되고 다섯 대 이상은 인사 조치를 취합니다. 만약 구매자가 중고차 수출업자로 확인될 경우 신차 계약을 파기하거나 차량 출고를 취소하는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주요 차종에 대해 계약 시 금융 상품을 필수적으로 엮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계약자와 입금자 간 명의 확인부터 신용도까지 체크를 하다 보니, 계약자 명의를 빌리기가 어려워집니다. 또 출고 이후 금융 거래 확인 등을 통해 신차급 차량의 중고차 수출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토요타·렉서스의 경우 한층 더 강도 높은 제재를 하고 있는데요. 시에나나 알파드의 경우 수출제한 동의서를 받고 있습니다. 서약서 작성 후 매각이나 수출 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책임까지 물도록 하고 있어요.

물론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방법으로 신차급 차량이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방한했을 때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죠. 

더욱이 우-러 전쟁이 길어지고 수출 규제가 이어지며 고가의 수입차뿐 아니라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카니발 등 국산 SUV 및 RV에 대한 중고차 수출 수요도 한층 늘고 있습니다. 십수년 전부터 이런저런 규제를 하고, 자체 페널티를 먹이고, 감시·감독까지 한 현대기아차 측도 이런 '물 건너가는 차', '물차'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고 해요.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요. 펠리세이드를 기준으로 중상위 프레스티지 트림의 출고가격은 4700만원~4800만원 정도입니다. 이걸 러시아에 팔면 6000만원 초반대를 받는다고 해요. 1000만원 이상 남는 장사죠. 마진이 아주 큽니다. 그럼 GLE나 G바겐, X5, X6, 레인지로버 등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 수입차는 어떨까요. 피(fee)가 더 많이 붙겠죠. 거기다 요즘 수입차 시장에서 할인 및 프로모션들이 엄청 납니다. 때때로 1000만원 이상 프로모션도 붙어요. 어떻게 보면 유통 마진에 프로모션 혜택까지 남겨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물건만 확보된다면 아주 많이 남는 사업이죠.

이렇다보니 최근 일부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딜러사를 그만두고 중고차 수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제보도 받았습니다. 주요 차종의 프로모션이나 공급 및 할인 물량에 대한 정보를 미리미리 확보한 이들부터 한층 거대한 자본을 갖춘 이들까지 조직적으로 뭉쳐 중고차 수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중고차 수출 사업이 불법은 절대 아닙니다. 재활용을 통한 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부터, 수출로 인한 외화벌이, 그리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 과잉 공급된 물량 등을 해소할 수 있겠죠. 다만, 전쟁으로 수출 규제 국가로 지정된 러시아로 신차급 중고차가 계속해서 나간다는 것은 각 브랜드의 본사 정책을 어긴 것을 넘어서 국가적, 외교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번 영상은 앞선 보도 이후 6개월이 지난 현황을 알려드리는 것이고, 저희는 후속 취재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수출 사업에 또 다른 수익으로 '매입부가세 환급'이 있는데요. 중고차 해외 수출의 경우 영세율(0% 세율)이 적용되어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조세특례제한법(시행령 제 110조 4항의 2호)에 따라 제작일로부터 1년 미만 차량은 환급을 받지 못하는데요. 그럼에도 '다양한 편법'을 통해 신차급 중고차를 수출하고 세금 환급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후 부당환급 추징 등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 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부터 수시로 사업장을 폐업·신설하고, 사업자 교체를 하는 사례가 있다고 해 추가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당환급 건 같은 경우 탈세의 영역이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럽게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리며, 저는 지금까지 오토캐스트 신승영 이었습니다.

신승영 sy@autocast.kr
    안녕하세요. 신승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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