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PPE 플랫폼 적용한 준대형 전기차 '더 뉴 Q6 e-트론' 출시
2025-03-18

변화의 폭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뉴 파니갈레 V2 S는 성격도 달라졌다. 이전 세대가 완벽한 스포츠 모터사이클이었던 것과 달리 한결 편안해졌다. 구형이 소위 ‘R차’였다면 신형은 ‘F차’가 됐다. 이 같은 차이의 결정적 요인은 핸들바의 높이에 있다. 파니갈레 V4 같은 본격적인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핸들바의 높이가 시트와 비슷하다.

반면, 뉴 파니갈레 V2 S의 핸들바는 높이가 837mm인 시트보다 살짝 높다. 덕분에 포지션에 여유가 생겼다. 허리를 깊숙하게 숙이지 않아도 되니 도심 주행 시나 투어 때 피로가 적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차이다. 네이키드나 투어링 모터사이클과 비교하면 뉴 파니갈레 V2 S의 핸들바는 여전히 낮다. 당연히 공격적인 자세가 연출된다.
그럼에도 뉴 파니갈레 V2 S는 꽤나 친절하다. 스포츠 모터사이클이 익숙하지 않았던 라이더에게는 더욱 더 그렇다. 뉴 파니갈레 V2 S의 이런 성향은 엔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V2 890cc 엔진은 생각 이상으로 부드럽다. 실린더 두 개의 각도가 90도로 유지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구형의 슈퍼콰드로 엔진과 배기량, 출력, 토크, 성격 등 모든 게 바뀌었다. 슈퍼콰드로 엔진이 거칠고 폭발적이었다면, 뉴 파니갈레 V2 S의 V2 엔진은 매끈하고 선형적이다.

이런 모습은 수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단, 최고출력은 120마력, 최대토크는 93.3Nm다. 150마력과 100Nm 넘는 힘을 자랑했던 예전 엔진에 비하면 약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엔진은 굉장히 가볍다. 엔진 자체 무게만 54.4kg에 불과하다. 엔진부터 이렇게 가볍다 보니 뉴 파니갈레 V2 S는 역대 파니갈레 중 가장 가벼운 176kg에 건조중량을 자랑한다.
엔진이 가볍기 때문일까? 뉴 파니갈레 V2 S의 엔진 회전 질감은 굉장히 매끄럽다. 스로틀을 비틀 때마다 2기통다운 울림이 전해진다. 동시에 9,000rpm까지 순식간에 회전수가 치솟는다. 그럼에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과정은 위협적이지 않다. 주행모드가 로드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스포츠와 레이스 모드에서도 매끄러움만 강조될 뿐 두렵지 않다.

덕분에 라이더의 자신감은 배가 된다. 가벼운 차체, 부담없는 엔진 출력이 뉴 파니갈레 V2 S를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도록 한다. 핸들바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뉴 파니갈레 V2 S를 일부러 거칠게 다뤄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스포츠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탈 때 기분이 들 정도다.
이런 기분을 더욱 부추기는 건 앞뒤로 적용된 올린즈 서스펜션이다. 파니갈레 V4 S 같은 전자제어 방식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른 대처가 기민하다. 특히 도로 위 크고 작은 굴곡이나 요철을 타고 넘을 때의 움직임이 극적이다. 말랑하면서도 탄력이 넘쳐 어떤 상황에서도 타이어를 도로에서 떨어트리지 않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전해지는 것은 덤이다. 앞뒤 서스펜션의 가동 범위가 각각 120mm와 150mm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 흡수 능력이 탁월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올린즈 서스펜션의 이 같은 능력은 코너를 연이어 공략할 때도 꽤나 도움이 된다. 안락한 승차감을 생각하면 급제동이나 급가속 시 차체 앞뒤가 요동을 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움직임의 폭이 크지 않아 불안감 없이 스로틀을 감고 차체를 눕힐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뉴 파니갈레 V2 S의 모습은 고속 주행에서도 빛을 발한다. 모난 곳 없이 전체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은 심미성도 뛰어나지만 철저하게 공기 역학을 염두에 둔 결과다. 파니갈레 V4와의 ‘급 차이’를 위해서인지 윙렛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곳곳에 공기 통로를 마련해 윙렛의 부재를 만회하고 있다.

페어링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헤드라이트도 좀 더 날렵하게 변했다. 그럼에도 파니갈레 고유의 정체성은 여전하다. 뉴 파니갈레 V2 S가 가진 디자인의 백미는 뒷쪽에서 찾을 수 있다. 두 쌍의 배기구를 뒤타이어 위쪽으로 끌어올려 역동성을 극대화한 게 대표적이다. 또한, 구형의 싱글사이드 스윙암을 대체하는 더블사이드 스윙암과 결합해 기하학적이고 공격적인 이미지까지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뉴 파니갈레 V2 S는 여러 부분에서 극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꽤 크지만 가격은 구형과 같은 2,990만 원으로 억제됐다. 더욱 넓어진 범용성과 편안함,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역동성 덕분에 메리트는 더해졌다. 완전히 바뀐 성격, 줄어든 엔진 힘과는 별개로 말이다.

참고로 뉴 파니갈레 V2 S는 별다른 튜닝없이 트랙 주행까지 소화할 수 있다. 그러니 절반이 남은 올 시즌, 일상적인 주행과 트랙데이까지 단 한 대로 즐기고 싶다면 뉴 파니갈레 V2 S만 한 두카티는 없을 것이다.
글. 김준혁 / 모빌리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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