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4x4는 비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왜 한국을 선택했을까?

강명길 기자 2023-03-22 16:05:15
영국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첫번째 오프로더 차량 '그레나디어'를 공개했다.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영국의 석유화학회사인 이네오스 그룹의 계열사다. 자동차 애호가였던 이네오스 그룹의 짐 래트클리프(Jim Ratcliffe) 회장은 런던의 한 펍에서 타협없는 세계 최고의 4x4 오프로드 차량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이네오스 오토모티브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아시아 첫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22일 그레나디어 공개 행사에 참석한 저스틴 호크바(Justin Hocevar)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그 이유로 "한국 사람들은 고품질의 차량을 원하는 사람들"이며 "전문적인 정통 오프로더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5인승 스테이션 왜건 그레나디어는 정통 오프로더를 지향한다. 온로드를 위한 혹은 SUV와 비슷한 형태가 아닌 진정한 4x4 오프로더를 만든다는 것이다. 국내 공식 수입을 담당하는 차봇모터스 역시 타겟층으로 현대적인 사륜구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애호가들을 꼽았다. 

신차는 외관부터 전통적인 박스형 디자인을 갖춰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다만, 네모 형태의 라인은 랜드로버의 오리지날 디펜더가 단번에 연상된다. 실제로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재규어 랜드로버와 한 차례 디자인 관련 소송을 진행했으나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면의 둥근 헤드램프와 두툼한 그릴로 차별화된다. 

측면에는 유틸리티 벨트를 옵션으로 추가해 최대 45kg의 장비 및 액세서리를 부착할 수 있다. 특히 루프 바와 루프 스트립을 사용하면 루프랙 없이도 적재물을 장착 및 고정할 수 있다. 후면에는 사다리를 부착했으며, 트렁크는 30/70 스플릿 리어 도어 형태를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견인능력은 3.5톤에 달한다. 

실내는 기본에 충실했다. 아날로그와 기계식으로 배치했으며, 버튼과 다이얼을 크게 배치해 장갑을 껴도 안전하게 작동 가능하도록 했다. 속도와 연료, 차량 기울기 등의 주행정보는 센트럴 컨트롤 패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버헤드 컨트롤 패널은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는 웨이딩 모드와 액슬 디퍼렌셜 록 버튼, 다운힐 어시스트 등 모든 오프로드 기능과 스위치 기어를 담았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차량 출시 전 공개를 꺼리는 것과는 달리 신뢰성 향상을 위해 프로토타입 모델도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아태지역 총괄 사장 저스틴 호크바는 "우리는 공개적으로 차량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전 세계에 우리가 어느 부분에서 투자 및 개발하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레나디어 역시 혹독한 환경에서 180만km의 테스트를 거쳤다. 특히 마그나 슈타이어와 협력해 여러 차례의 테스트와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엔진 소프트웨어 관리 시스템의 종합적인 최적화로 온로드에서도 강력한 가속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의 경우 신차는 BMW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차저 B57 디젤 엔진으로 우선 출시된다. 여기에 ZF의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했다. 컨트롤을 원하는 운전자는 수동 오버라이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서스펜션 전문 제조사인 아이박이 만든 프로그레시브 코일 스프링과 견고한 안티롤 바, 차축과 파나르 로드 등 정교한 5-링크 구조 서스펜션 설계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오프로드 주행 후에는 차에 묻은 진흙은 쉽게 씻어낼 수 있다. 5개의 내부 배수 밸브로 내부 부품 손상 걱정 없이 바닥에 물을 뿌릴 수 있으며, 주요 내부 부품은 먼지와 물의 침투를 막아 스위치 기어나 전자장비가 손상되지 않는다. 오프로드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차 곳곳에서 묻어나는 셈이다. 

다만, AS 부분에 있어서는 우려가 있다. 차봇모터스 측은 "현재 서비스 네트워크 협력을 진행 중에 있다"며 "이네오스 오토모티브사의 파트너와 함께 전국 AS 네트워크를 갖추고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량 내에 다양한 전자제품이 아니라 각 요소에 검증된 부품만 사용했다"며 "고장이 나더라도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차는 오는 하반기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가격은 미정이며, 사전계약 역시 하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강명길 valeriak9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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