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3단계 언제하나요?" 질문에 의외지만 수긍하는 답변 내놓은 볼보 CEO

볼보자동차 짐 로완 CEO 등 최고경영진 14일 방한 기자간담회
전동화 포함 비전 설명 및 전 세계 9위 시장 된 한국에 감사 전달
이다일 기자 2023-03-14 14:28:10
볼보자동차는 독특하다. 안전을 향한 집착도 그렇고 60~70만대를 오가는 상대적으로 작은 생산량으로 전 세계 자동차의 아젠다를 쥐락펴락하는 것도 그렇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을 독불장군처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볼보 전 세계 판매 순위는 28위였다. 그러나 2022년 9위로 뛰어 올랐다. 독특한 브랜드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판매량이다.

14일 볼보자동차의 최고경영층이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작년 가전회사 다이슨에서 볼보로 자리를 옮긴 짐 로완 CEO와 비에른 앤월 최고영업책임자(CCO), 하바에르 발레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함께했다. 그리고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윤모 대표와 이만식 전무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나온 볼보의 독특한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한국을 찾은 볼보자동차 최고임원진. 좌측부터 하비에르 빌레라 COO, 짐 로완 CEO, 비에른 앤월 COO,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 이만식 전무

# 자율주행 3단계를 시작하는 시점은?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던 시간. 이동희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질문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 3단계는 언제쯤 가능하며 전 세계에 적용하는 데에 어떤 스케줄을 갖고 있는가?”

볼보 관계자의 답변은 바로 수긍할 수 있었지만 무척이나 의외였다. 통상 올해 말이나 2024년처럼 숫자로 답하겠지만 짐 로완 CEO의 답변은 이랬다.

“우리는 자율주행 단계를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지와 아닌지로 말이죠. 고객들이 자율주행의 3.5단계, 4단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구분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볼보자동차 짐 로완 CEO

그리고 볼보의 기능으로도 설명을 이어갔다. “(볼보의 기능 명칭으로)ADAS는 파일럿 어시스트를 말합니다. 자율주행이 아니고 주행 보조 역할이죠. 자율주행인 AD는 오토파일럿으로 구분하는데 우리는 ADAS보다 AD가 더 안전하다고 느낄 때 서비스를 할 계획입니다”라고 말이다.

당연하게도 주행 보조 기능보다 자율주행이 더 안전할 때 상용화를 한다는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많은 자동차 브랜드는 이렇게 답하지 않았었다. 자율주행에서도 판단 기준을 ‘안전’에 두고 있는 볼보 스타일의 답변이었다.

# 연간 60~70만대, 볼보는 왜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가?

이번에는 기자가 질문했다. 볼보는 몇 년째 60만대에서 70만대의 연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데 왜 더 빨리 늘리지 않는가하는 궁금증에서다. 우리나라의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해마다 물량 확보가 곧 판매량이라고 말하는데 왜 본사는 더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짐 로완 CEO는 “우리는 연간 생산 능력을 2025년까지 120만대로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IPO를 통해서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를 위해 두 달 전 슬로바키아 공장을 오픈하면서 순수 전기차 25만대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고 필요하다면 추가 부지에 더 큰 공장을 지을 수 있습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앞으로 성장의 핵심을 전동화라고도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전기차의 판매 추이를 보면 해마다 7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위해 오랜 기간 투자를 이어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볼보자동차는 이를 위해 올해 전기 SUV EX90을 출시하고 앞으로 해마다 1종류의 전기차를 추가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일 auto@autocast.kr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여행, 자동차, 문화를 취재했다. 한민족의 뿌리를 찾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한국'(경향신문+네이버) 등을 연재했고 수입차 업계의 명암을 밝힌 기사로 세계일보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캐스트를 창간하고 영상을 위주로 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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