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리뷰] '더 뉴 기아 레이' 2022

/2011년 이후 두 번째 부분변경
/첨단안전사양과 패밀리룩 디자인 추가
이다일 기자 2022-08-31 15:44:03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기아가 경차 레이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2011년 레이를 선보인 이후 2017년에 이어 두번째 부분변경이다. 이번 역시 앞, 뒤의 디자인을 바꾸고 첨단안전사양을 추가하는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었고 판매량이 가장 많은 프레스티지 트림을 기준으로 기존 1475만원에서 1585만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신차는 가격 인상이 눈에 띈다. 기본 모델인 스탠다드 트림이 1355만원에서 1390만원으로 35만원 올라갔고 프레스티지 트림이 110만원, 시그니처 트림이 1580만원에서 1720만원으로 140만원 올라갔다. 여기에 전방추돌,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첨단주행보조장치(ADAS)를 적용하려면 시그니처 트림을 구입하거나 60만원의 옵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를 포함한 추가 옵션은 3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이외에도 최근 자동차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버튼시동 스마트키가 가장 낮은 트림 스탠다드에서는 40만원의 옵션으로 분류됐고 8인치 내비게이션은 트림별로 120만원에서 145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결국 가장 비싼 시그니처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하면 1920만원이 된다.

값을 올린 만큼 몇 가지 성능의 향상은 눈에 띈다. 드라이브 와이즈 2에서 제공하는 후측방 추돌방지는 레이더를 추가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다. 주차장에서 후진할 때 사각지대의 차를 인식해 경고하고 강제정차도 가능해 단 1번의 위기에서 활용하더라도 제값을 하는 기능이다. 다만 드라이브 와이즈 1에서 제공하는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해 달리는 ‘스마트 크루즈’ 방식이 아닌 속도를 지정해 달리는 방식이어서 실용성에 의문이 있다. 기아 관계자는 “경차 모닝에 적용한 ADAS 기능이 레이에 빠져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상품 구성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모델에서 프레스티지와 시그니처 사이 간극을 메워주던 베스트셀렉션 트림은 신차에서는 사라졌다. 1560만원에 뒷좌석 열선시트, 15인치 휠, 하이패스, 8인치 오디오 등 선택 비율이 높은 옵션을 모은 트림이었지만 이번 변화에는 사라졌다. 

앞, 뒤의 디자인은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다. 또,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둔 레이의 전기차 모델에 대한 힌트가 들어간 변화이기도 하다.

전면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은 더 면적을 넓게 바꾸며 단순화했다. 헤드라이트 바깥쪽으로는 LED 주간주행등이 들어가는데 스타일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는 옵션 품목이다.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함께 점등하면 부드럽고 귀여운 레이의 인상이 강하게 바뀐다.

헤드라이트 사이는 마치 내년 전기차의 충전구를 미리 마련한 듯 넓은 면으로 만든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중앙에는 기아의 새로운 앰블럼이 들어갔고 공기를 흡입하는 역할은 기존의 레이와 마찬가지로 그릴을 아래쪽으로 내려놨다.

옆모습은 큰 변화가 없고 조수석 방향에는 B필러가 없는 디자인 역시 동일하다. 운전석 방향은 기본적인 도어의 형태와 B필러를 갖췄지만 조수석은 넓은 공간 활용을 위해 슬라이딩 도어와 90도까지 열리는 앞문을 적용했다.

뒷모습의 변화는 패밀리룩과 좀 더 강인한 인상을 주려는 의도가 보인다. 둥글둥글 램프의 디자인이 각진 모양으로 바뀌고 가로선 위주의 디자인을 추가했다. 배기구는 이미 보이지 않도록 범퍼 안으로 넣어 전기차로 등장해도 큰 이질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공간은 전 좌석을 접을 수 있게 만들어 활용도를 높였다. 2011년 첫 출시 때에도 차박을 한다거나 키가 큰 화분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차 답지않은 실내 공간을 자랑했었다. 

레이의 차체는 우리나라 경차 규격에 최대한으로 맞춘 모양새다. 규격에 맞춰 박스를 만들고 앞, 뒤 모양을 다듬으며 깎아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파워트레인 역시 기존의 것 그대로다. 카파 1.0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한때 나왔던 터보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상당하지만 기아는 내년 출시할 전기차 모델에서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기아 레이는 자동차 회사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모델이 아니다. 가격에 민감한 경차인 만큼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크게 가격 인상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필요한 모델이다. 현대의 캐스퍼와 다른 형태로 경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대우의 다마스, 라보가 사라진 마당에 우리나라에 이런 차 한 대쯤 있어야 한다는 그런 모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1인승과 2인승 밴 모델도 계속 유지한다.

또, 젊은 세대에는 부담 없고 예쁜 팬시카의 역할도 한다. 차박을 위해 레이를 꾸미거나 루프박스 등을 올려 극한까지 활용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출시한 지 10년 된 차가 매달 3000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고 심지어 최근 5년 동안은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료비와 유류비 절감의 목적 외에도 레이를 찾는 이유가 다양해진 시장의 변화도 판매량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레이는 지금 계약하면 출고까지 약 3.5개월 정도 걸린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처럼 해를 넘기는 대기는 아니지만 상당한 대기수요가 있다. 기아는 기존 레이의 사전 계약 고객에 대해 신차의 가격 인상에 대한 안내를 별도로 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 계약 고객에 대해 가격 인상 내용을 고지하고 있으며 기존 모델로 받기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가능한 물량을 맞춰 배치하고 있고 신차를 받는 고객에게는 가격 인상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9월 1일부터 신차의 계약을 시작하며 9월 중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auto@autocast.kr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여행, 자동차, 문화를 취재했다. 한민족의 뿌리를 찾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한국'(경향신문+네이버) 등을 연재했고 수입차 업계의 명암을 밝힌 기사로 세계일보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캐스트를 창간하고 영상을 위주로 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